https://youtu.be/-a5c8p4Pt0Y?si=FqkWxXDBfju0x9Pd
(오늘도) 아무 생각없이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연히 "고전 게임들의 그래픽이 어째서 이렇게 멋질 수 있었을까" 라는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기술적인 측면을 주제로 하는 동영상인 줄 알았는데, 보다 보니 미학적인 측면에서 설명을 하는데 (특히 채색), 꽤나 인상깊은 영상이라 정리를 해두려고 한다.
글쓴이가 소개하는 게임은 "RIVEN"이라는 게임인데, 탐험이 주된 컨텐츠인 게임이다. 특이사항으로는 그 그래픽이 굉장히 빼어나다는 것인데, 당시에 나온 다른 게임들과 비교하면 더더욱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게임 내 경치를 보는 맛이 있었다는 것인데, 그게 어느 정도냐면
... 이 정도이다. 대단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영상에서는 이렇게 멋진 그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예술적" 이야기를 "분석적"으로 한다. 시작하기 앞서 그림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그 요소는 바로 "명도", "색상(채도)", 그리고 "조형(모양)" 이다. 먼저 명도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면
그림에서 쓰인 명도를 분석했을 때, 암부 쪽 표현의 다이나믹 레인지가 보다 더 넓고, 동시에 중역대의 색을 그렇게 많이 쓰지 않았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밝은 곳을 밝게 그려야겠다, 어두운 곳을 어둡게 그려야겠다 -- 라고 생각하는 것으로는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명도를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지 이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해진 명도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는 "색상(채도)" 인데, 마찬가지로 어떤 부위에 어떤 색상을 어느 정도 채도로 쓰면 좋을지에 대해 다룬다. 의외로 이건 명도와 큰 연관이 있는데, 일단 핵심은 집중하고자 하는 부분에 높은 채도의 색상을 쓰면 된다는 것이다. 모든 색이 채도가 높으면 아무래도 산만하기도 하니까 설득력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는 어디가 집중하고자 하는 부분이 될까? 바로 해가 비치는 곳이다! 그런데 해는 "따뜻한 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채도를 높여줄 때 햇빛 색(오렌지)을 높게 해주는 식으로 채도를 높여줄 수 있는 것이다. 반사광도 마찬가지.
이게 바로 색을 섞는 과정이고, 빛을 고려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다루는 주제는 "모양"이다. 흔히 그림을 그릴 때 있어 모양 하면 "그림 안에 실재하는 물체"를 기반으로 하여 우리는 모양을 잡고 그리려고 한다. 하지만 그림에서 "덩어리"를 잡는다고 말할 때는 그 단위가 조금 다르다. 비슷한 색상과 명도, 채도를 가진 물체면 우리는 그것을 하나의 덩어리라고 부른다. 실제하는 물체의 한 단위랑 불일치할 수 있다. 여러 물체가 한 덩어리로 그려질 수도 있고, 한 물체가 여러 덩어리로 그려질수도 있다. 아래 예시를 보자.
아래 그림에서는 절벽의 일부분을 하나의 "덩어리"로 잡은 후에 그것을 쪼개는 식으로 접근하는 예제를 보여주는데, 우리의 눈에는 단순히 하나의 바위 혹은 금을 따라 여러 바위로 덩어리를 나누겠지만, 그림을 그리는 입장에서는
아래와 같이 명암을 기준으로 덩어리를 나누어 그릴 수가 있다. 절벽이 두 덩이가 되는 것이다.
너무 절벽같지 않다면, 더 많은 덩어리를 추가하면 된다.
거기에 첫번째 항목에서 이야기 한 "밝은 부분에서의 명도, 어두운 부분에서의 명도"를 염두에 두어서 텍스쳐 묘사를 해주면 훌륭한 절벽이 만들어진다.
이야기한 모든 내용을 정리하면 위와 같은 다이어그램이 나온다. 정말 이해하기 쉽고 깔끔하다!
십여년 전에 취미로 그림을 그리던 때가 있었는데, 무턱대로 따라그리기만 했던 당시 그림이 생각보다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그 원인을 알게 된 거 같아 이 영상이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 하지만 어쩌면 학원에서 다 알려줄법한 내용을 가지고 혼자 호들갑 떨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새로운 걸 배웠으니, 위 사항들을 중점으로 타블렛으로 그림 한번 시간 될 때 그려보면 좋을 지도 모르겠네.